낙엽 뒹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던 아침
소리는 나를 싣고 1981년 어느 날 신사동 주택가로 날 데리고 갔다.
재수생의 하루는 재학생들보다는 사뭇 늦었다.
주택가 골목엔 인기척도 없다.
흐린 하늘아래 나 홀로 걷고 있었다.
83번 버스에 몸을 싣고, 해방촌위 남산 순환도로를 달릴 때
좌우로 흔들어 주는 버스가 오로지 유일한 나의 짖궂은 친구였지.
갑자기 오버랩 되는 뒷집 처녀의 얼굴
그녀는 대학생 누나였다
아마..한 두 살…
난, 고등학생이다가 재수생 이어서 멀리 바라 보기만 했었다.
바보, 아무거나 시도는 했어야지…
나는 지금 소심한 60대,
그 때의 젊은 청춘들도 지금쯤은 어디서 할머니거나 할아버지.
소리는 친구다
소리는 나에게 잃어버린 것들을 실어다 준다.
그 소리는 다시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
언젠가 다시 만날 너를 기약하면서 나는 너를 작별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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